발달장애인 위한 설교 이렇게…

입력 2018-03-21 00:00

“천사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마귀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 네가 잘생기길 했어? 몸이라도 건강하니’라고 말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한가요.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중)

발달장애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목회적 돌봄과 사역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을 위한 설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예장발달장애인선교연합회는 국내 교단 중 최초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설교집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를 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사회봉사부 산하 단체인 연합회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설교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목회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설교집을 냈다.

주 저자인 최대열 목사는 서울 명성교회 장애인 부서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해 18년째 사역해 왔다. 3급 지체장애인이기도 한 그는 “발달장애인이 듣는 설교라 해서 다른 예배보다 열등하다고 할 수 없다”며 “차이점이 있다면 말씀의 내용이 아닌 말씀을 전하는 방법에 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무미건조한 설명보다는 생생한 이야기로 설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림 자료를 활용해 이야기 형식으로 설교하되 문답을 곁들여 회중의 참여와 집중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 말씀을 더 쉽게 전해 말씀이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발달장애인 대상 설교는 설교 중의 설교”라고 강조했다.

설교집에서는 교회를 설명하면서 만남의 장소이자 구원의 방주, 생명의 오아시스라 소개하고 헬스클럽, 천국의 모델하우스 등의 그림을 곁들이고 있다. 또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했던 모세에게 출애굽을 명령한 하나님의 모습을 통해 장애인들도 용기를 얻자고 설명한다.

설교집은 지역 교회 강단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성경에 기초해 삼위일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복음 구원 소망 능력 승리 등 전하는 내용이 같기 때문이다. 최 목사는 “어린이부터 성인, 일반 교회까지 다양한 눈높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설교집에는 최 목사를 비롯해 이상록(창동염광교회 사랑부), 김병철(안양제일교회 시각장애인부) 목사 등 장애인 사역을 전문으로 하는 목회자들의 설교 원고가 실렸다. 최 목사는 “발달장애인은 하나님 말씀을 전해도 알아들을 수 없다는 편견이 있어 설교집을 만들게 됐다”며 “발달장애인도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