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회담·탐색대화… 北·美 정상회담 길닦기 분주

입력 2018-03-19 05:05
이용호 북한 외무상(왼쪽)과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17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회담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내 영사업무를 대리해 온 스웨덴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협의를 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웨덴 정부 제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존 설리번 미 국무부 장관대행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스웨덴 “중재자 역할 할 것” 북·미, 금주 1.5트랙 대화… 한·미 훈련 규모 대폭 축소
북 억류 미 인질 석방 임박說…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도


5월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세기적인 회담을 앞두고 각국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장관과 사흘간 회담을 갖고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논의한 데 이어 이번 주 핀란드에서 북·미 간 1.5트랙(반관반민) 대화를 갖는다.

북·미 간 해빙 무드를 반영하듯 다음 달 초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3명의 석방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미국, 일본 외교장관은 워싱턴에서 회동을 갖고 북·미 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스웨덴 외무부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스웨덴과 북한 양국 장관은 갈등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의 기회와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며 “스웨덴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스웨덴이 미국 국민의 이익대표 권한을 가진 국가로서 영사책임에도 관심을 뒀다”고 밝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도 다뤘음을 시사했다. 스웨덴은 1973년 북한과 수교하고 2년 뒤 평양에 대사관을 설치했으며, 북한 내 미국인 보호 등 영사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양측은 뚜렷한 합의사항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은 이 외무상과 발스트룀 장관 회담을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성격의 회담으로 평가했다.

스테펜 뢰벤 스웨덴 총리도 전날 이 외무상의 예방을 받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스웨덴은 기꺼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에서 열리는 1.5트랙 대화에는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과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참여한다. 스티븐스 전 대사가 비록 현직 관료는 아니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탐색적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 부국장은 18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통해 핀란드로 향하면서 “아직은 말할 것이 없다. 돌아올 때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인질 3명의 석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이 미국인 3명을 석방키로 합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하면서도 “이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다음 달 초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이 당초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되고, B1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항공모함이 불참하는 등 기간과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은 북·미 긴장 완화의 뚜렷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장관과 존 설리번 미 국무부 장관대행(부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은 역사적인 기회이자 국제사회 최대의 압박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북한이 신뢰할 수 있고, 검증 가능하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제재가 지속돼야 한다”고 합의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