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령사회 넘어 重노령사회로

입력 2018-03-19 05:00

이달부터 75세 이상 노인 65∼74세 인구 추월할 듯
간병·소비둔화 걱정 커지고 기저귀 처리 골칫거리로 대두

일본의 고령화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65세 이상의 전체 노인 인구에서 75세 이상이 절반을 넘게 되는 상황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령자를 떠받치는 부담이 커지는 이 상황을 가리켜 ‘중(重)노령사회’가 도래했다고 표현했다.

일본 총무성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65∼74세(전기 고령자) 인구는 1766만명, 75세 이상(후기 고령자)은 이보다 2만명 적은 1764만명이다. 후기 고령자가 월평균 3만명씩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곧 발표될 3월 1일 기준 인구 추계에서 전기 고령자 인구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 이달에 안 되더라도 추월은 시간문제다.

75세 이상 고령자의 증가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다. 니혼게이자이는 개인소비 저하와 간병 문제, 치매 노인의 유가증권 보유로 인한 문제를 지적했다.

전기 고령자 중에선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며 여행 등 취미생활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가 많아 소비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신체적으로 쇠약해질 수밖에 없는 후기 고령자가 많아지면 전반적으로 소비가 부진해질 가능성이 높다.

간병 대책도 요구된다. 65∼74세에서 간병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비율은 3%에 불과하지만, 75세 이상이 되면 23%로 급증한다.

치매환자 비율은 60대 후반에서 2%, 70대 초반은 5%인데 70대 후반이 되면 10%로 늘어난다. 주식 등 유가증권을 보유하던 노인이 치매를 앓게 되면 유가증권 운용이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고다 하지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돈이 돌지 않으면 금융의 성장이 멈춘다”고 우려했다.

고령화로 인해 성인용 기저귀 출하량도 급증하고 있다. 요양원 등 노인시설에서 기저귀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다 쓴 기저귀의 처리 문제도 골칫거리로 부상했다. 빨리 버리지 않으면 냄새나 감염 등 위생 문제가 생기는데, 쓰레기양이 너무 많아져 처리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이에 국토교통성이 기저귀를 가연(可燃)쓰레기로 내놓지 않고 하수도로 흘려버리는 아이디어를 연구 중이라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몇 가지 아이디어 중 가장 유력한 것은 사용한 기저귀를 잘게 찢는 장치를 화장실에 부착하는 방안이다. 아파트 등 큰 건물에선 대형 장치로 기저귀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장치 개발을 시작한 기업도 있다. 다만 수분을 빨아들이는 기저귀 소재 때문에 하수관이 막힐 우려가 현재로선 걸림돌이라고 NHK는 전했다.

천지우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