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별 실질적 협의 진전” 김현종 등 통상 당국자들, 관세 발효 전까지 계속 협상
‘車’, 美 만족시킬 카드 될 듯… 美도 긍정적 분위기 감지
지난 15∼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하루 더 연장해 진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개정 협상은 철강 관세 면제 등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하지만 세부 논의 과정에서 진전된 측면이 있어 FTA와 철강 관세를 연계한 ‘패키지 딜’ 가능성이 남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 시행을 1주일 앞두고 진행한 한·미 FTA 3차 개정 협상 결과에 대해 “양측은 집중적인 협의를 통해 이슈별로 실질적인 논의의 진전을 거뒀다”고 18일 밝혔다.
한국과 미국의 FTA 3차 개정 협상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참여하는 ‘한·미 통상장관회담’으로 확대됐다. 3차 협상이 당초 일정보다 하루 연장되면서 회담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양국 통상 사령탑이 가세한 것을 두고 철강 관세 ‘한국산 면제’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측에서도 긍정적 분위기가 감지됐다.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은 래리 커들로 신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장담하건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일괄 관세에서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도 모두 면제받을 것이라는 데 돈을 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나흘 동안 집중 협의를 통해 한국의 철강 관세 면제와 한·미 FTA 원샷 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도 개정 협상 직후 “예측이 불가능하다”면서도 “232조(철강)도 지금 계속 노력하고 있는데 어떻게 되는지 한번 두고 봐야 한다”고 말해 막판 타결 여지를 남겼다. 이에 따라 김 본부장을 비롯해 통상 당국자들은 모두 미국에 남아 23일까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일단 정부로선 불리한 상황이다. ‘이익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미국에 줄 것과 받을 것을 조율했던 것에서 이제는 미국 쪽에 줄 것이 무엇인지 우선 검토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나흘이라는 짧은 기간 미국을 만족시킬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가능성 높은 카드는 결국 자동차 시장 양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장에서 미국은 철강 관세와 연계해 자국의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련 비관세 무역장벽 해소, 원산지 규정 완화 등으로 한국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안보’ 이슈는 자동차나 반도체, 세탁기 등에 적용하기 애매하다”면서 “대신 철강을 통해 안보 문제를 제기했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게 미국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철강관세 면제·韓美FTA ‘원샷’ 빅딜?… 가능성 남아
입력 2018-03-1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