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공포 지수’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뉴욕 증시에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가 상승할 것’에 베팅한 자금이 하락에 건 액수를 약 2년 만에 추월했다. VIX는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다. 증시가 크게 출렁일수록 지수가 오르고 증시가 안정적일 땐 지수가 하락, 공포 지수로 불린다.
뉴욕 증시에선 투자자들이 VIX를 추종하는 ETN(상장지수증권)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통해 증시 변동성 확대에 돈을 건다. 반대로 증시가 안정적이라는 데 베팅하려는 투자자는 VIX의 역방향을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을 사면 된다.
이전까지는 VIX 인버스 상품이 인기가 많았다. 저금리 기조 속에 글로벌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리스크패러티펀드, CTA 펀드 등 저변동성 추종 상품 규모는 500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올 들어 금리 인상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공포 지수의 역방향을 추종하는 상품은 큰 피해를 입었고, 이에 투자자는 VIX 상승 베팅에 관심을 돌렸다. 지난달 초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의 급락으로 지난 2년간 10∼20 사이를 움직이던 VIX는 전일 대비 115.6% 급등한 37.32를 기록했다. 당시 대표적인 VIX 인버스 상품, ‘XIV’는 가격이 폭락해 발행사가 상품을 청산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금융투자회사들과 함께 VIX를 추종하는 ETN을 다음 달에 출시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달 내 출시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초 VIX 인버스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투자자 보호 장치를 추가하기 위해 출시를 미뤘다”며 “VIX 역방향 상품은 내년쯤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로 기관투자가가 증시 급락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VIX 정방향 추종 상품에 투자한다. 개인 투자자는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증시 변동성지수 상승” 글로벌 베팅 늘어
입력 2018-03-18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