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온라인 권리당원 큰 영향력… 2016년 민주당 전대 판세 뒤집어
친문이란 이유로 지지하기보다 친문·비문 떠나 될사람 찍을 수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2016년 1월 이후 주요 선거마다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6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시작이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18일 “당에서 오래 일했던 사람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입당한 지 7개월밖에 안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1990년대 후반부터 민주당을 위해 일했던 유은혜 의원을 꺾고 여성 부문 최고위원에 당선된 순간이 절정이었다. 양 전 상무의 당선 배경에는 문 대통령 핵심 지지자들이 있었다. 문 대통령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대거 유입된 친문 온라인 권리당원이 양 전 상무에게 몰표를 던진 것이다. 양 전 상무는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인사였다. 양 전 상무는 대의원 투표에서 47.6%를 얻어 유 의원에 뒤졌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66.5%를 득표해 판세를 뒤집었다.
청년 부문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역시 문 대통령이 영입했던 초선 김병관 의원이 당선됐고, 당대표도 친문 노선을 명확히 했던 추미애 의원이 선출됐다. 모두 온라인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얻은 결과였다.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 현실 정치의 전면에 등장한 순간이었다. 이들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이후 대선에서도 주목할 만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의 존재감은 6·13 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날 수 있을까. 민주당 경선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빈 민주당 디지털대변인은 “지방선거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를 50%, 여론조사를 50% 반영한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온라인 권리당원이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모든 서울시장 후보들이 ‘친문’을 강조하는 점을 보면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의 영향력을 후보들이 얼마나 크게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 2016년 전당대회처럼 친문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친문이냐 비문이냐를 떠나서 본선에서 이기는 게 문재인정부에도 유리하다”며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도 ‘될 사람’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지사 경선에 나가는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아무리 친문이라고 해도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면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싫더라도 이 시장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요 광역단체장 경선 후보 중 확실한 친문 인사가 많지 않다는 점도 몰표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선 서울·부산시장, 경기지사 선거가 핵심인데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 중 딱히 친문 인사가 없기 때문에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김판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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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3-1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