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반도체 세계 점유율 20% 첫 돌파… 中, 매서운 추격

입력 2018-03-19 05:05

‘반도체 코리아’가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20%를 돌파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반도체 굴기’를 천명한 중국의 성장세가 위협적이어서 경계를 늦추기 어렵다.

18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 1위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부동의 1위 미국 인텔을 처음 제쳤고, SK하이닉스는 2016년 5위에서 2계단 오른 ‘톱 3’에 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매출액에서 2016년보다 53.4% 급증한 620억3100만 달러, 점유율에서 14.5%를 기록해 인텔(614억600만 달러·14.3%)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SK하이닉스(266억3800만 달러·6.2%)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5.3%), 브로드컴(4.0%), 퀄컴(3.9%)보다 앞섰다.

올해까지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매출 전망이 밝아 이 부문 강자인 반도체 코리아가 선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시장조사 업체 IC인사이츠와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과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올려 잡으며 반도체 호황을 예측했다.

반도체 코리아가 가장 경계하고 있는 잠재적 경쟁자는 중국이다. 중국은 현재 약 15% 수준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면서 최대 1조 위안(약 170조원) 규모의 투자안을 내놨다. 중국은 자국 1위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 충칭시 당국과 협력해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회사 설립에 합의하는 등 정부가 나서서 반도체산업을 키우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팹(생산시설) 장비 투자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발간한 ‘세계 팹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팹 장비 투자가 올해 57%, 내년 60%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지난 9일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일어난 정전 사고로 최대 6만장의 반도체 웨이퍼(원판) 생산에 차질을 빚어 최대 500억원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