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광화문 사옥 매각과 CJ대한통운 주식 처분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빚 2조원을 해결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경영을 정상화하려는 자구책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보유 중인 CJ대한통운 주식 73만8427주를 934억7000만원에 처분한다고 밝혔다. 자기자본의 9.11%에 해당하는 이번 매각은 전날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거래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전날 종가 기준 3% 할인율을 적용해 진행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며 “그간 경영정상화를 위해 진행했던 금호터미널이나 베트남 투자사 지분 매각처럼 비핵심 자산 정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14일 도이치자산운용과 광화문 사옥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사옥 매각 카드까지 꺼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총 차입금 4조원 중 절반 이상인 2조182억원의 만기가 연내 도래하기 때문이다. 당장 올 상반기 만기 예정인 차입금 규모도 6000억원이다.
5000억원 상당으로 평가되는 광화문 사옥이 차질 없이 매각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4000억원가량의 현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 매각에 따른 1000억원가량을 더하면 채권 발행 등 추가조치 없이 당장 필요한 현금자산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000억원대였던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된다. 채무 불이행이라는 불안요소도 일정부분 해소가 가능해진다. 그룹 차원에서도 건설, 항공 등 핵심 사업 위주의 ‘내실 경영’ 확립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쪼그라든 아시아나항공, 사옥이어 주식도 판다
입력 2018-03-1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