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사진) 전 대통령이 자신의 국선변호인을 통해 20대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국정농단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이 추가로 기소된 별도 사건에서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16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전 대통령 국선변호인 장지혜 변호사는 “공소사실에 대한 박 전 대통령 입장을 확인했다”며 “공천에 개입하도록 지시를 하거나 승인한 적이 없고,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혐의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과 증거에 관한 의견 교환을 했다”고 덧붙였다. 장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접견했는지,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입장을 들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닫았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유 변호사 등 국정농단 재판의 사선 변호인들이 집단으로 사임한 후 서울구치소에서 외부 접촉을 차단한 채 법정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국선변호인의 접견도 거부해 변호인단은 재판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박 전 대통령은 같은 재판부가 뒤이어 심리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에 대해선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 국선변호인 김수연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의견 교환을 계속 시도 중이고 (추후) 확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공판준비절차를 마치고 다음달 11일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재판을 진행키로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재판보이콧 5개월 만에 입 연 朴이 한 말
입력 2018-03-17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