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참가와 공동 입장, 공동 성화 봉송,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남북관계 복원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스포츠의 소프트 파워를 보여준 역사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남북 공동 입장은 대회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평가하면서 정치가 IOC와 스포츠를 넘어 평화적인 대화를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폐막 이후 답방한 대북 특사단은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입장,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북·미 대화 합의라는 성과를 가지고 왔다.
평창올림픽을 성황리에 마치고, 그 열기와 감동을 이어 2막인 패럴림픽이 3월 9일부터 열리고 있다. 평창패럴림픽 성공이 올림픽의 완성이라는 정부와 조직위원회의 말처럼 국민 관심과 참여 또한 기대 이상을 보여줬다. 당초 80% 수준인 22만장 판매가 목표였으나 28만장을 초과, 128%를 달성한 데다 입장권 추가구매 요청으로 지금까지 노쇼(no-show) 현상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동계패럴림픽 역대 최다 49개국, 57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했고 스포츠를 통해 한계에 도전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의 벽을 깨기 위해 투혼의 의지로 열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계패럴림픽 도전 사상 처음으로 6개 전 종목에 자력으로 출전해 가장 많은 36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북한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얻은 크로스컨트리스키의 마유철과 김정현, 참관선수 4명을 포함해 24명이 참가했다. 북한이 동계패럴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장애인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는 시작 단계다. 이전까지 북한은 2012 런던과 2016 리우 하계패럴림픽에 두 차례 선수를 파견한 바 있다.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은 북한의 참가가 스포츠를 통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직은 북한의 장애인 선수 육성정책이 시작 단계이고 열악하지만, 평창대회가 남북 장애인 스포츠 교류협력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우리는 스포츠가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세계평화 실현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 1988 서울올림픽이 동서 진영의 화합과 평화 그리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의의를 가졌다면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은 남북관계 복원과 한반도 평화 구축의 전환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북한 참가로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은 평화 올림픽으로 승화됐고 남북의 핫라인이 재가동될 예정이다. 북한은 남북 화해와 협력 분위기를 이어 나가자는 취지로 우리나라 태권도 시범단과 예술단을 평양에 초청했다. 이를 계기로 비정치적 영역의 남북 민간교류를 재개하고 정례화해 남북관계의 해빙무드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또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2020 도쿄 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그리고 각종 국제대회 단일팀으로의 참가를 위해 체육회담을 정례화하고 스포츠 교류협력을 지속해야 한다.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이 올림픽 역사에 위대한 유산을 남기고 한반도 평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훗날의 평가가 있기를 기대한다.
김동선(경기대 교수·스포츠과학부)
[기고-김동선] 남북 체육회담 정례화하자
입력 2018-03-1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