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나가라” “경기 나가라”… 출마요구 거센 유승민

입력 2018-03-16 05:01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운천 하태경 최고위원, 김 원내대표, 지상욱 정책위의장. 뉴시스
합당 후 지지율 되레 하락 ‘반전 모멘텀 필요’ 여론
안철수 前 대표와 함께 ‘쌍끌이’ 필요 의견 많아
홍준표 “安 서울에 나오면 3등이라 정치적으로 자멸”
바른미래 “자기 당이나…” 반박


유승민(사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지방선거 출마론에 직면했다. 낮은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당내 여론이 거세다. 유 공동대표는 “출마 생각이 없다”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의 위기감이 큰 만큼 출마 요구는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15일 “유 공동대표가 지방선거 출마를 결단해야 한다”며 “유 공동대표가 움직이지 않으면 당이 지방선거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유 공동대표의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수도권 지역위원장들과 수도권 기초의원들은 각각 지난 8일, 6일 안철수 전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유 공동대표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6일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유 공동대표가 지방선거에 나서 안 전 대표와 쌍끌이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장진영 전 최고위원은 13일 당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두 대표의 동시 출격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에게 집중됐던 출마 요구가 유 공동대표에게 옮겨붙은 이유는 낮은 당 지지율 때문이다. 합당 이후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안 전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는 기정사실이라 그의 출마만으로는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어렵다는 분석도 많아졌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안 전 대표 출마는 이미 정해진 것이어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요소는 유 공동대표의 출마 결심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유 공동대표 출마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때 당내에선 안 전 대표는 서울시장, 유 공동대표는 경기지사 혹은 대구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최근엔 ‘유승민 서울시장, 안철수 부산시장 출마’ 주장이 등장했다. 개혁보수 색채가 강한 유 공동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게 선거 구도상 유리하고, 안 전 대표는 고향에서 출마하면 좋겠다는 논리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고 한다. 바른미래당의 호남 중진 의원도 “두 대표가 몸을 던진다면 호남 민심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는 지방선거 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유 공동대표 측은 “후보로 나가면 지역에만 묶여 있게 된다”며 “전국을 돌며 지방선거를 총괄하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한 당내 인사는 “유 공동대표의 출마가 그의 지원유세보다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견제를 시작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안 전 대표가 혼자 안 죽으려고 유 공동대표 보고 경기지사 나가라고 난리”라며 “안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면 3등이라 정치적으로 자멸”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제1야당이 이렇게 ‘아무 말 대잔치’를 한다”며 “남의 당 걱정 말고 자기 당이나 걱정하라”고 논평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