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졸업생 선호 학업〉기업〉관료

입력 2018-03-16 05:05

일본에서는 20년 전까지만 해도 최고 명문 국립대인 도쿄대를 나와 가장 센 정부 부처인 대장성(현 재무성)에 들어가는 것이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였다. 하지만 요즘 도쿄대 졸업생의 진로는 많이 달라졌다. 관료가 되는 비율이 줄었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취업 선호 기업은 금융회사의 강세 속에 신흥 정보기술(IT)업체가 치고 올라오는 추세다.

1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도쿄대를 졸업한 3140명 가운데 취업자는 1017명으로 32%에 불과하다. 사립 명문 게이오기주쿠대(70%), 메이지대(80%)와 큰 차이가 난다. 도쿄대 졸업생의 51%(1604명)는 취업하지 않고 대학원이나 다른 학부로 진학했다. 이과생 비율이 높고, 문과에서도 연구자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 많아 대학원 진학 비율이 높다.

공무원이 된 졸업생은 191명(6%)밖에 안 된다. 20년 전 9%였던 공무원 비율은 2000년대 들어 4∼6%로 감소했다. 사법시험 준비생이 많은 법학부에서도 공무원 비율이 29%에서 23%로 낮아졌다.

기업에 취업하는 졸업생도 826명(26%)으로 많지 않다. 게이오대와 메이지대는 5000명 안팎에 달한다.

기업체 중에선 금융사가 가장 인기다. 지난해 도쿄대 졸업생이 가장 많이 간 기업 1∼3위는 3대 대형은행(미쓰비시도쿄UFJ, 미즈호, 미쓰이스미토모)이다. 이들 은행을 포함해 금융업종 8개사가 상위 20위권에 올랐다. 종합상사는 미쓰비시상사(7위) 등 5곳이다. 20위권 중 제조업체는 신닛테쓰스미킨(11위), 언론사는 NHK방송(4위)이 유일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웍스애플리케이션즈(11위)와 전자상거래회사 라쿠텐(15위) 등 신흥 IT기업의 부상도 눈에 띈다. 웍스애플리케이션즈는 대중적 지명도는 낮지만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며, 신입사원 연봉이 600만엔(6030만원)이다.

마쓰모토 오키 마넥스증권 사장은 “관료보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지향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도쿄대생이 인식하는 성공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