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미훈련 20만명 참가… 예비군 포함 ‘병력 뻥튀기’ 않기로

입력 2018-03-15 19:43 수정 2018-03-15 22:04

4월 초 진행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참가 인원은 20만∼22만명이 될 전망이다. 군 당국은 과거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예비군까지 포함시켜 참가 인원을 30만여명으로 집계해 발표했지만 이번엔 참가 인원 ‘뻥튀기’를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군 소식통은 15일 “과거엔 후방지역에서 실시하는 대침투작전 훈련 등에 투입되는 예비군 10만여명까지 포함시켜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훈련(FE) 참가 인원을 30만명이라고 발표했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엔 4∼5월 각종 훈련에 투입되는 예비군 병력을 빼고 연합훈련 취지에 부합하는 한·미 양국 군 인원만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설방호훈련 등에 투입되는 예비군까지 독수리훈련 참가 병력으로 집계하던 관행이 있었다”며 “예비군을 뺀 실제 연합훈련 참가 인원은 20만∼22만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참가 인원은 주한미군과 미 본토, 태평양 지역 등에 배치된 미군 1만여명과 20만명 안팎의 한국군을 더한 것이다. 2016년과 2017년 KR·FE 훈련에 참가한 전체 인원은 각각 30만여명으로 발표됐다. ‘참가 인원 거품’은 2016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상황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했던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에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했다’고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 이때부터 한·미 연합훈련 참가 병력과 미 전략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 확대된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했던 핵추진 항공모함 등 미국의 일부 전략자산이 이번 훈련에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최근 남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의 공동훈련에 들어갔고, 로널드레이건호는 일본 요코스카항에 정박 중이다. 이들 항모는 수일 내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이 가능한 지역에 있지만 훈련 참가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등 일부 공중전력이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군 일각에선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눈치를 보느라 훈련 규모를 축소했다’는 비판을 우려하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주장했던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이어지던 때 썼던 ‘대규모 훈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부담스러운 게 군 당국의 형편이다.

국방부 공식 발표는 ‘한·미 연합훈련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실시된다’는 수준에 그치고 병력이나 전략자산 규모를 세세히 밝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양국 군 당국의 협의는 대부분 이뤄졌지만 구체적으로 더 논의 중인 부분이 일부 있다”며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 이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