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서 발주 14척 중 13척 따내
대우조선, 3900억 규모 2척 등 모두 6척 일감 확보해 ‘봄바람’… 현대중공업 5척·삼성중공업도 2척
매출에 반영되기까진 1∼2년 걸려 올 고비만 잘 넘기면 훈풍 불 듯
국내 조선업계가 최근 LNG(액화천연가스)선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혹독한 불황 터널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2016년과 지난해 ‘수주 절벽’ 여파가 미치는 올해만 잘 버티면 내년부터는 매출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은 15일 오세아니아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3억7000만 달러(약 3900억원)로 2척 모두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1년 상반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에 수주한 LNG운반선은 17만3400㎥급 대형 운반선으로 천연가스 추진엔진과 완전재액화 시스템이 탑재된다. 기존 LNG운반선에 비해 연료 효율은 30%가량 높아지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30% 이상 낮출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잠정실적에서 6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수익성이 가장 좋은 LNG선 발주가 이어지고 있어 재무건전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도 최근 연이어 LNG선 수주에 성공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 들어 발주된 LNG운반선 14척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6척, 현대중공업 5척, 삼성중공업 2척 등 13척을 한국 조선업체가 수주하면서 LNG선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주가 곧바로 올해 매출이나 영업이익 개선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LNG선 등 선박은 수주 이후 설계기간 등을 감안하면 실제 매출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1∼2년이 걸린다. 올해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이 지난 7∼8일 유상증자로 1조2350억원을 조달했고, 삼성중공업도 다음 달 12일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 내후년을 위해서 일감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며 “고무적인 것은 지난해 말부터 점점 수주 시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LNG선 개발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17만4000㎥급 LNG선 2척을 SK해운에 잇달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에는 ‘한국형 화물창(KC-1)’이 최초로 탑재됐다. KC-1은 한국가스공사가 국내 조선3사와 10년에 걸쳐 공동개발한 기술이다. 화물창은 영하 162도로 냉각시켜 압축한 액화 상태의 LNG를 담는 탱크로서 LNG선의 핵심 기자재다. 하지만 KC-1 이전에는 프랑스 GTT사에 의존하면서 척당 100억원가량의 기술료를 지불해 왔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조선 ‘빅3’ LNG선 수주몰이… 불황 탈출 보인다
입력 2018-03-16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