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범정부 차원의 보호무역 대응 등을 ‘한국경제 5대 당면 과제’로 꼽았다. 총재 연임을 계기로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길 것이라는 시장 관측에는 일단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정우 의원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 호조에 힘입어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러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1998년 한은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로부터 연임 통보를 받은 이 총재는 오는 2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 총재는 “제조업 해외 이전과 정규·비정규직으로 나뉜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일자리가 막혀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서비스업도 부진해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기업의 투자와 창업 활성화를 도모해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과제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응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주, 다른 국가들의 무역보복이 현실화되면 한국경제의 수출에 어려움이 생긴다. 미리 범정부 차원에서 역량을 총동원해 국가별로 통상 교섭을 강화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국제공조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현안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육성,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생산성 향상, 저출산·고령화 대응이다.
이 총재는 군더더기 없는 표현을 좋아하고 경제 현안을 두루 꿰고 있어 ‘미스터 이코노미’로도 불린다. 그는 자신의 연임으로 기준금리 조기 인상설이 확산되는 데 대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총재 연임 여부와 연관 지어 예상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볼 때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대신 한국시간으로 오는 22일 새벽에 결과가 나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 다음 달 발표하는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을 고려하겠다는 신중론을 내세웠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이주열 “韓경제, 양질 일자리 급선무… 해법은 투자와 창업뿐”
입력 2018-03-16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