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8엔드 스톤으로 역전승… 韓컬링, 英 꺾고 4강행

입력 2018-03-15 19:43
대한민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15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예선 10차전 영국과의 경기에서 5대 4 승리를 거둔 뒤 팀원들이 서로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대표팀은 이 경기 승리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뉴시스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서드 정승원은 15일 믹스트존에서 “이것 네 글자 때문에 이겼다”며 자신의 휠체어 손잡이를 가리켰다. 그가 투구할 때 몸을 의지하는 오른쪽 손잡이는 노란 종이로 테이핑이 돼 있었다. 온갖 약어 가운데 ‘D·W·S·N’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다운·웨이트·숏·네버’를 적은 것이다. 낮게 엎드린 자세와 정확한 속도, 짧으면 안 된다는 다짐을 늘 되새긴다는 얘기다.

그는 이날 오전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영국과의 예선 10차전 막판에 환상적인 샷을 선보였다. 4대 4 동점으로 맞은 마지막 8엔드, 정승원의 딜리버리 스틱을 떠난 스톤은 영국의 스톤 2개 사이를 비집고 버튼 가장 가까이에 멈춰 섰다. 마지막 스톤을 던질 때까지 영국은 끝내 ‘1번 스톤’을 만들지 못했다. 5대 4 한국의 승리. 8년 만의 올림픽 4강행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백종철 감독은 “정승원이 이날 승리를 만들었다. 위닝샷에 기분이 아주 짜릿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경기를 이기지 못한 게 아쉽지만, 집중할 계기도 됐다”며 “한국 휠체어컬링의 선전은 간절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릉=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