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어쩌나… 2월 취업자 증가폭 10만명대로 ‘추락’

입력 2018-03-15 05:01



청년 실업률 수치 호전 불구 공시생 포함 땐 역대 ‘최악’
최저 임금 인상 등 복합 요인… 정부, 추경 편성 가속도 예고


정부 일자리정책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규모에 그쳤다. 8년1개월 만에 최저다. 청년실업률도 상황이 악화됐다. 겉으로 보이는 수치는 개선됐지만 공무원시험준비생(공시생)을 통계에 포함하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한다. 정부는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이례적 한파, 최저임금 인상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본다. 정부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계청은 14일 ‘2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2608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4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2016년 하반기부터 월 20만∼30만명 규모를 유지하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폭삭 내려앉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만명 감소를 기록했던 2010년 1월 이후 가장 좋지 않은 고용 성적표다.

‘고용 찬바람’은 산업을 가리지 않고 불어닥쳤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일자리의 경우 지난해 2월과 비교해 취업자 수가 1만4000명(0.3%) 느는 데 그쳤다. 조선업 등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분석된다.

농림어업과 건설업은 지난달 한파·폭설로 작업 차질이 생기면서 취업자 수 증가폭이 감소했다. 서비스업도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2만2000명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이 누적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은 9.8%로 전년 동월 대비 2.5% 포인트 하락했다. 수치만으로는 개선된 것이다. 다만 공시생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9급 공무원시험은 통상 2월 초 실시돼 왔다. 올해는 고용동향 조사기간 이후인 2월 말로 시기를 옮겼다. 공시생은 원서를 넣는 순간 실업자로 분류된다. 올해 원서 접수자가 13만명가량이기 때문에 이를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12.4%까지 치솟게 된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2월(12.3%)보다 더 나빠진다.

고용지표가 일제히 나빠지면서 정부의 추경 편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편성이 결정되면 최대한 빨리 앞당겨 집행할 필요가 있다”며 ‘일자리 추경’에 무게를 실었다. 정부는 15일 추경 편성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김 부총리는 이날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시장과 기업이므로 일자리 창출에 대기업이 적극 협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