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 문재인 vs 홍준표 대리전 양상

입력 2018-03-15 05:04
송철호 변호사, 문 대통령 친구·시민운동가
이번이 9번째 선출직 도전… 與, 보수 텃밭 탈환 총력전
김기현 현 시장, 홍 대표와 당직 함께한 인연
3선 의원 출신 경쟁력 우위… “누가 나와도 승리” 자신감


6·13 지방선거에서 울산이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에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측근이 맞붙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선 문 대통령과 홍 대표의 대리전 양상이란 해석이 나오면서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격전지로 부상했다.

1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의 시장후보로는 참여정부 시절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낸 송철호 변호사와 심규명 변호사, 임동호 시당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문 대통령의 30년 지기 친구인 송 변호사가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유한국당에선 홍준표계로 알려진 김기현 현 시장이 지난 12일 단독으로 후보자 신청을 했다. 사실상 한국당 후보로 확정된 셈이다. 송 변호사와 김 시장은 지역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 자리를 다투고 있다.

여권 유력후보인 송 변호사는 맑은 식수 확보를 위한 운동을 벌이면서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1992년 14대 총선에서 울산 중구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이래 4차례의 총선과 2차례의 지방선거, 1차례의 재선거에 나와 낙선했다. 이번에 시장 후보가 되면 9번째 도전이다.

여권은 문재인정부와 당의 지지도에 기대 이번 선거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후 시장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울산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울산과학기술원 졸업식을 방문했다. 지역에선 송 변호사를 측면 지원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김 시장은 문 대통령의 방문 1주일 전부터 지역현안을 건의하겠다며 만남 시간을 요청했으나 끝내 불발됐다.

김 시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정책위의장까지 지내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그는 2011년 홍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일 당시 대변인을 하는 등 홍 대표와 각별한 관계로 알려졌다. 이를 보여주듯 홍 대표는 지난해 8월 울산지역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데 이어 지난 8일에도 울산을 또 방문해 김 시장에 대한 신뢰감을 표명했다.

김 시장은 “상대가 누가 나오더라도 자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올해 재선에 성공한 뒤 2022년에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포부를 피력하기도 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