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신임 두터워 틸러슨보다 강력한 대북 협상력 보일 것”
다른 전문가들은 “선제공격 등 예방전쟁 가능성 커져” 우려도
대북 강경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국무장관에 지명된 뒤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미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폼페이오의 대북 협상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예방전쟁(preemptive war·침략 기도를 미연에 저지하기 위한 선제공격)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13일(현지시간) 개최한 토론회에서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국방부 부차관보는 “폼페이오가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해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협상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통령의 속내를 잘 아는 폼페이오가 대북 협상 과정에서 재량권을 가질 뿐 아니라 합의사항을 끌어내면 트럼프 대통령이 더 확실히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프 디트라니 6자회담 미국 측 전 차석대표도 “폼페이오 지명은 아주 뛰어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안보에 정통한 폼페이오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토대로 국무부를 이끌어가는 데 큰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국무부 주변에서는 폼페이오가 과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제거’를 시사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지만 외교 사령탑이 되면 발언과 행보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폼페이오가 외교보다 군사적 해법을 강조하는 강경파라는 점에서 예방전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대북 군사옵션이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대화파 틸러슨의 중도 하차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해 온 예방전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틸러슨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예방전쟁을 반대했지만 폼페이오는 맥매스터를 지지했다.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틸러슨 경질로 ‘최대의 압박과 관여’ 중 관여가 더욱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틸러슨이 경질돼 북핵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과 대화를 추진해 온 틸러슨의 노력이 뒷걸음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폼페이오는 인준 절차를 거쳐 빨라야 다음 달 말에 취임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이슈분석] 北 다룰 폼페이오, 기대·걱정 교차
입력 2018-03-15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