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희망이 매우 희미한 시대… 소외된 주변부에 복음 전하자”

입력 2018-03-15 00:03
탄자니아 아루샤 세계선교대회 참석자들이 13일(현지시간) 아루샤 은구도토 마운틴 로지에서 진행된 파송예배에서 찬양하고 있다. WCC 제공

“땅끝으로 향하자. 변화된 제자로 부름받자.”

세계교회협의회(WCC) 아루샤 세계선교대회가 선교선언문을 채택하고 13일(현지시간) 폐막했다. ‘변혁적 제자도로 부르심’을 주제로 지난 8일 탄자니아 아루샤 은구도토 마운틴 로지에서 열린 대회는 제자도의 선교적 의미를 집중 모색하는 자리였다.

대회 마지막 날 1000여명의 참석자들은 만장일치로 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땅끝’을 ‘주변부(margin)’로 표현했다. 주변부를 향한 선교적 과제를 강조한 WCC는 아프리카에서 열린 선교대회가 그 의미를 살렸다고도 밝혔다. WCC는 선언문에서 “아프리카 현실에 대한 이해를 넓히면서 특별한 영적 감동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성경공부와 기도, 예배를 통해 우리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더욱 깊이 고백하게 됐다”고 했다.

선언문은 작금의 시대를 ‘희망이 매우 희미한 시대’로 규정했다. WCC는 “소수만 배불리는 세계 금융제도를 비롯해 전쟁과 갈등, 창조 세계를 파괴하는 행동으로 주변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큰 고통에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런 현실 가운데 성령이 우리 안에 운행하시며 기독교 공동체의 화합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소외된 주변부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변혁적 제자도로 무장하자”고 권면했다. ‘변혁된 제자도’를 지니기 위한 첫걸음으로 “엘리트주의와 특권을 내려놓고 십자가를 지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WCC는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하나님 말씀을 분별하며 탐욕과 소비, 환경 파괴와 착취, 기후변화 등을 극복하는 데 연대하자”고 강조했다.

선언문 채택 후엔 파송 예배가 이어졌다. 설교를 전한 콜린 코완 세계선교협의회(CWM) 사무총장은 “예수님은 세상 권력에 맞섰고 한계를 극복하셨으며 제자들에게 구습을 타파하라고 가르쳤다”면서 “이것이야말로 변혁적 제자도로 부름 받는 길”이라며 제자도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