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英총리, 러 외교관 23명 추방 결정… 런던서 反푸틴 망명인사 또 의문사

입력 2018-03-15 05:05

최근 영국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영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BBC방송이 등이 전했다. 영국은 이 조치를 신호탄으로 자국 내 러시아 자산 동결, 러시아인 비자 발급 중단 등 제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지난 4일 솔즈베리 테러 때 러시아제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이유를 설명하라는 영국의 요구를 러시아 정부가 거부해 외교관 추방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해당 외교관들이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정보요원들로 판명됐다며 냉전시대 이후 영국에서 이뤄지는 최대 규모의 추방이라고 설명했다. 지목된 러시아 외교관들은 1주일 내로 영국을 떠나야 한다.

솔즈베리에서는 영국으로 망명한 전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이 딸(33)과 함께 독극물에 중독된 채 발견돼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이 사건은 지난 12일 메이 총리가 스크리팔 부녀가 러시아에서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에 의해 공격당했다고 발표하며 양국 간 외교 문제로 확대됐다. 영국은 런던 주재 러시아대사를 불러 다음날인 13일까지 해명토록 했지만 러시아는 응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13일에는 런던 남부 뉴몰든에서 또 다른 반정부 성향 러시아 인사 니콜라이 그루쉬코프(69·사진)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루쉬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다 영국으로 망명한 뒤 숨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측근이다.

테러 의심 사건이 잇따르자 영국 정부는 러시아가 배후로 추정되는 자국 내 의문사 14건에 대해 재수사에 들어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