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경제인사이드] 집에서 힐링… 가성비 대신 가심비의 ‘케렌시아’ 열풍

입력 2018-03-15 05:01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부스에 마련된 대림 바스플랜의 욕실 리모델링 패키지 ‘그레이스 켈리’. 대림 바스플랜 제공
대림 디움의 주방 세트 ‘프렌치 블랑 화이트’. 대림 디움 제공
디즈니코리아의 ‘디즈니홈 컬렉션’. 디즈니코리아 제공
레이스 패턴이 들어간 로얄코펜하겐의 식기 ‘프린세스’ 등으로 차려진 테이블. 로얄코펜하겐 제공
홈퍼니싱 시장 8년새 2배 커져 12조5000억… 최근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만 28만명 몰려
갤러리 분위기 콘셉트로 꾸민 인테리어 디자인… 캐릭터 입힌 가구·식기 세트·공기청정기 눈길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변화 주는 소품 인기… 젊은 세대 조명·식기류 등 소비 급속히 늘어


‘워라밸’ ‘케렌시아’ ‘가심비’. 마케팅 용어로 치부할 수도 있는 이 단어들은 요즘 세태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워라밸은 일과 생활의 균형, 케렌시아는 안식처를 뜻한다. 가심비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대비되는 말로 심리적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의미한다. 어느 때보다 휴식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 휴식을 위해 사람들은 집으로 향한다.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이 아닌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기 위한 ‘집 꾸미기’가 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기면 소비 경향이 변할 것으로 전망한다.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문화와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주거 문화에 대한 투자가 늘 것이라는 예상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7조원에서 2016년 12조5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2023년에는 18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역대 최대’ 28만명 찾은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지난 11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생활가구용품 전시회 ‘2018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는 닷새간 28만여명이 찾았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동안 가장 많은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기존 전통 가구업체와 함께 리빙 소품,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중소 업체들도 다수 참가했다. 영국과 핀란드의 브랜드관에서는 각국의 디자인 특색을 드러낸 제품들이 이목을 끌었다.

디즈니코리아는 디즈니, 스타워즈, 마블, 픽사 등 디즈니의 다양한 콘텐츠를 홈 인테리어와 리빙 제품에 적용한 ‘디즈니홈 컬렉션’을 선보였다. 시디즈와 협업한 디즈니 캐릭터 유아용 의자, 텐바이텐의 디즈니 프린세스 식기 세트, 마블 공기청정기 등 캐릭터를 입힌 색다른 상품들은 큰 호응을 얻었다.

네이버는 온라인 예술품 판매 플랫폼인 ‘아트윈도’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네이버는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을 전시하는 동시에 관람객이 작품을 손으로 만지며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번 전시에는 중소 갤러리에서 소개하는 신진 창작자들의 작품이 대거 소개됐다. 네이버 아트윈도 작품의 판매금액은 전액 갤러리와 창작자에게 돌아간다.

대림바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토털 홈 인테리어 브랜드 ‘대림 디움’을 전시했다. 욕실 5세트를 비롯해 주방 3세트, 중문, 마루, 도어 등 대림 디움 제품으로 꾸민 홈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각각의 공간은 핑크, 그레이 등 파스텔 색상으로 꾸며져 하나의 갤러리 같은 느낌을 선사했다. 대림 디움은 주방, 마루, 도어 등 홈 인테리어에 관련한 거의 모든 제품을 취급한다. 욕실뿐 아니라 집안 인테리어를 다양한 패턴의 디자인으로 구성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작은 소품으로 만드는 큰 변화

비싼 가구가 아니더라도 조명, 식기 등 작지만 취향이 담긴 소품은 인테리어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티몬이 지난달 조명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보다 118% 성장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손쉽게 집안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레일형 조명, 무드등 등 디자인 조명의 인기가 높았다.

프리미엄 그릇과 커트러리 등 식기류도 인기를 얻고 있다. 집밥을 차릴 때 플레이팅까지 신경 쓰는 사람이 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식기류에 관심이 많아지는 추세다. 티몬 구매 동향을 보면 지난달 커트러리 매출은 20대에서 전년 대비 917%, 30대에서 333%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테이블 소품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한국로얄코펜하겐은 ‘레이스 130주년 기념 리미티드 웨딩 에디션’을 한정 수량으로 출시했다. 로얄코펜하겐은 자사의 대표적인 레이스 패턴이 탄생한 지 올해로 13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 레이스 등 주력 라인에서 웨딩 에디션을 선보인다. 블루 하프 레이스와 프린세스, 블루 플레인에서는 한국인의 식생활에 맞는 밥그릇, 국그릇, 찬기 등 한식기 2인 세트에 깊은 접시, 사각 접시, 오벌 디시 등 양식기 구성이 포함됐다.

핀란드 브랜드 이딸라는 ‘컬러로 테이블을 리셋하세요’를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한다. 새로운 색상인 모스그린과 아쿠아는 이딸라가 137년의 오랜 역사에 걸쳐 개발해 온 유리 컬러 라이브러리에서 탄생했다. 모스그린은 북유럽의 숲에서 영감을 받은 색으로, 겨울이 지나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드러나는 숲속의 깊은 녹색을 표현했다. 아쿠아는 새롭게 피어나는 봄과 맑은 물에서 느낄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담았다. 출시 60주년을 맞은 이딸라 대표 글라스 컬렉션 가르티오에서도 모스그린과 아쿠아 색상을 만날 수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