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부산·경남 대표 공기업… 지방 재정 확충·사회 공헌 앞장

입력 2018-03-13 21:02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경주마들이 경주로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공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재활·힐링 승마.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공
야간 경주 모습.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공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전경.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공
고중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본부장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고중환)은 건전한 레저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2005년 9월에 개장한 시민경마공원이다. 지역 발전과 혁신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부산·경남의 대표 공기업이기도 하다. 38만평 부지에 3만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관람대와 각종 체육시설 및 놀이기구,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100여명의 직원들이 1200여 마리의 경주마와 동거하며 사회공헌과 주민 휴식공간 제공이라는 공익 실현을 위해 땀 흘리고 있다.

지방세수는 지자체 입장에서 재정건전성 확보, 일자리 확충, 복지 등을 위해 필수적이다. 많은 지자체들이 기업유치를 통한 지방세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2조3000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해 부산·경남지역 재정 확충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지난해 조선업 불황 등 지역의 경기둔화로 부산경마장의 매출액이 2016년에 비해 9% 감소했지만 부산시와 경남도에 모두 2000여억원의 지방세를 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세정협력자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렛츠런파크의 지역사회 기여도를 말할 때 주력 상품인 말(馬)을 빼놓을 수 없다. 말과 교감해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치유하는 ‘재활·힐링 승마’는 최고의 말 전문기관 렛츠런파크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 사회공헌이다.

재활·힐링 승마는 말을 매개로 신체와 정신적 장애를 치유하는 것으로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치료법이다. 렛츠런파크는 4년 전부터 재활·힐링 승마를 지역 대표 재능기부 사회공헌 활동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정서장애, 인터넷중독, 학교부적응, 사회적소통 등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등이 대상이다. 2015년 90여명에 불과했던 강습 인원은 2017년 296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렛츠런파크는 2017년 기부금 중 50%를 지역사회 저소득 어린이, 청년 예술가 지원에 배정할 정도로 교육기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민·관 합동으로 어린이 직업체험대축제를 개최하고 어린이 바둑대회도 유치했다. 이밖에 저소득 아동 여름방학 캠프지원이나 아동복지 결연사업에 후원금을 지원하는 한편 부산문화재단과 협업해 지역 내 시각예술분야 청년 예술가들에게 메세나 형식의 기부금도 기증했다.

1본부 1농어촌 자매결연, 1복지시설 자매결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봉사활동도 활발하다. 또 연말과 연시에는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연탄배달 등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연중 무휴로 운영되는 ‘일루미아’는 렛츠런파크를 어떤 장소보다 환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어둠이 내린 경마공원 모퉁이를 돌아 입구가 가까워지면 오색창연한 빛줄기가 감탄을 자아내고 경주마를 형상화한 기하학적 선과 입체영상, 그리고 호수공원에서 매시 정각 펼쳐지는 레이저쇼가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연인과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일루미아에선 ‘365일 펼쳐지는 빛의 향연·빛의 마법’을 테마로 매일 저녁 일몰 후부터 자정까지 형형색색의 LED 조명 1000만개가 관람객들을 반긴다. 경남도민과 부산시민은 20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마글램핑장’은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캠핑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석식 바비큐와 이튿날 조식 등이 무료로 제공돼 이용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마글램핑장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밤하늘 별을 보며 바비큐를 숯불에 구워먹는 것은 도심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경험이다. 마글램핑장은 총 20개 동과 매점, 취사장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경주마들의 새벽훈련 모습을 바로 앞에서 구경할 수 있고, 별도의 비용을 추가하면 아침 승마도 즐길 수 있다.

워터페스티벌은 여름철 지역의 새로운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온가족이 1만원대로 즐기는 여름휴가를 콘셉트로 해 1인당 이용요금이 3000원에 불과하다.

‘입장료가 저렴한 것을 보니 별로 볼 것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은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사라진다. 100m 길이를 자랑하는 워터슬라이드를 횟수 제한 없이 탈수 있고 25m 길이의 워터풀 2개와 10m 높이의 에어바운스, 4개의 에어시소는 웬만한 워터파크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인형극 등 각종 공연을 위한 무대와 탈의실, 샤워장까지 갖추고 있다. 워터페스티벌은 6∼8월 매주 토·일요일 더비광장에서 운영된다.

다음 달 1일 개장을 앞두고 있는 ‘토마빌리지’는 말을 기본테마로 각종 동식물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추억을 쌓는 생태학습장이다. 숲속놀이기구를 타며 다람쥐·토끼와 만나는 ‘숲놀이터’, 기마경찰 의상을 입고 포니승마를 체험하는 ‘토리경찰서’, 모래놀이와 미끄럼틀을 즐기며 인형극 등 공연을 관람하는 ‘동물모래놀이터’, 꼬마말 포니·양·염소 등 다양한 동물친구들을 만나는 ‘토마의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진귀한 식충식물과 곤충들을 체험할 수 있는 ‘꿈트리하우스’는 보너스다. 개장과 동시에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오후 5시 운영되는 토마빌리지는 개장 기념으로 5월까지 입장료가 무료다.

▒ 고중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본부장 “지방시대 걸맞은 공기업 역할 충실히 할 것”

“부산·경남 대표 공기업으로 지방재정 확충은 물론 사회공헌활동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고중환(사진) 본부장은 1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업 불황 등 경기침체 여파로 어려움이 많지만 지방시대에 걸맞은 공기업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본부장은 “렛츠런파크를 최고의 테마파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로 2022년까지 실행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놓았다”며 “이 기간 사회공헌과 일자리 창출 등 지방과 상생하는 경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 경기침체와 관련해 그는 “부산·경남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8.1%, 입장인원은 6.5% 하락하는 등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움츠러들기보다는 과감한 정면 돌파를 선택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다음 달 1일 어린이 승마·생태 체험장 ‘토마빌리지’를 개장하는 등 명소화 1단계 사업 콘텐츠들을 조속히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고 본부장은 또 “올해 중점과제 중 하나가 ‘사회적 눈높이를 넘어서는 안전한 일터 조성’”이라며 안전한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산업안전 시스템 정립을 통한 선제적 예방 활동의 일환으로 전문인력 확충과 안전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 본부장은 경마현장의 노동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상생·협력하는 노사관계를 구축해 사람·소통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대표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 본부장은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2000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하는 등 개장 후 2조3000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해 지방재정확충에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매출 이익을 지역주민과 함께 나누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공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