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활건 檢·비장한 MB… 비참한 국민

입력 2018-03-14 05:05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사진 기자들이 노란 테이프를 바닥에 붙이며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MB, 소환 전날까지 두문불출… 변호인단과 의혹 정리·예행연습
檢도 1001호실 둘러보며 점검… 답변·질의 시나리오도 만들어
지휘부, 당일 실시간 모니터링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피의자 조사를 하루 앞둔 13일 MB 측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긴장감 속에 전열을 정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소환 전날까지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강훈 변호사 등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하며 검찰과의 법리 싸움에 대비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 서울 논현동 자택 주변엔 14일 오전 검찰청으로 이동 시 안전을 위한 철제 펜스가 세워졌다. 측근 몇 사람만 자택을 오갔을 뿐 온종일 적막감이 감돌았다. 강 변호사는 각종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정리해 이 전 대통령과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MB 측은 혐의 전면 부인 쪽으로 입장을 굳힌 상태다. ‘표적 수사’ 주장에도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는 강 변호사와 피영현·김병철·박명환 변호사 네 명이 입회한다. 지난 12일에야 선임계를 낸 강 변호사·피 변호사에 이어 검찰 출석 하루 전인 이날 MB정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 출신인 박 변호사 및 김 변호사가 추가 합류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수임제한 처분으로 변호인단에 합류하지 못한 정동기 변호사는 후방에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변호인단에 매우 큰돈이 들어가는데 약간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당일 이 전 대통령이 자택을 나와 검찰에 도착할 때까지의 수행은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는다.

검찰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3차장검사가 이 전 대통령이 앉게 될 1001호 조사실을 직접 둘러보며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수사팀은 신문 전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할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 측도 이에 동의했다.

이 전 대통령을 직접 신문할 특수2부 송경호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 신봉수 부장검사 역시 120장이 넘는 질문지를 최종 점검했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 답변에 따른 질의 시나리오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조사실에 투입될 특수2부 이복현 부부장검사는 조서 작성 실무를 맡는다. 윤 지검장과 한 차장검사 등 지휘라인은 당일 집무실에서 영상을 통해 수사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돌발 상황에 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사 보안 역시 강화됐다. 조사실이 있는 10층은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가 내려졌다. 드론을 활용해 청사 주변을 촬영하는 것도 금지됐다. 출입구가 통제됐고 이 전 대통령 동선에 따라 가이드라인도 세워졌다. 이 전 대통령이 서게 될 곳엔 노란 테이프로 포토라인이 그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실로 들어가긴 전 이곳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