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을 ‘미 집권자’로 지칭하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최근 미 집권자가 자국이 수입하고 있는 철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관세를 비판하는 내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선 ‘미 집권자’라는 점잖은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 ‘돈밖에 모르는 수전노’ ‘골목 깡패’로 부르며 비난했다.
북한 매체들의 과격한 대미 비난도 잦아들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 뒤 나타난 변화다.
북한은 아직 5월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을 의식해 비난 수위를 조절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제재와 군사 압박을 비난하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0일에도 “그들은 제재와 봉쇄 책동으로 우리나라를 고립 질식시켜 무력하게 만든 다음 쉽사리 타고 앉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트럼프를 ‘늙다리’서 ‘美 집권자’로 지칭… 北, 비난 수위 조절
입력 2018-03-14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