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100리 꽃터널’ 번영로 벚꽃길 되살린다

입력 2018-03-14 05:03

국내 최장 벚꽃터널로 명성을 날렸던 전주∼군산 간 100리 벚꽃길이 복원된다. 전북도는 전주 김제 익산 군산 등 4개 시와 손잡고 번영로(국도 26호선) 벚꽃길을 되살리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북도는 이 사업에 2022년까지 모두 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도는 먼저 죽어서 볼품없는 벚나무를 뽑아낸 뒤 벚나무를 새로 심을 계획이다. 구간별로 제각각인 수목 규격과 시공 방법도 통일할 예정이다. 또 주변 문화·역사 경관을 새롭게 조성하는 한편 마라톤이나 사이클 등 국제스포츠대회 유치도 검토키로 했다.

벚꽃길은 일제 강점기에 건설된 ‘수탈의 길’에 왕벚나무를 심어 새로운 명소로 만든 길이다. 일제는 1908년 전주와 군산을 잇는 40여㎞를 우리나라 최초의 신작로로 만든 뒤 곡창 호남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수탈해갔다. 당시 일제는 도로변에 버드나무와 포플러를 대량으로 심고 전군도로라 명명했었다.

이후 1975년 확포장 공사와 함께 왕벚나무로 전면 교체됐고 도로명도 번영로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봄이면 흐드러진 벚꽃을 배경으로 떠들썩한 축제가 펼쳐져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왔다.

그러나 30년을 넘기면서 벚나무가 죽기 시작해 6370여 그루 가운데 4500여 그루만 남았고, 그나마 김제 구간은 대부분 고사했다. 이후 축제는 중단됐고 관광객 발길도 뚝 끊겨 아쉬움만 남겼다.

양정기 전북도 산림녹지과장은 “벚꽃길을 찾는 상춘객들이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잘 정비하겠다”며 “안락한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