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학과 SNS 계정 통해 대학 강사 조사 촉구 성명서
“2015년 5명 11차례 성폭력”… 중앙대 인권센터, 조사 착수
해외서 여학생 성추행 의혹 한양대 교수는 직무정지 처분
진보계열 학술단체에서 페미니즘 관련 활동을 해오던 대학 강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수차례 성폭력을 저지른 의혹이 제기돼 학생들이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앙대 대학원 문화연구학과·사회학과 재학·졸업생 62명으로 구성된 ‘성폭력 사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학과 SNS 계정을 통해 강사 A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게재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5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11차례 성폭력을 가한 의혹을 받고 있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A씨는 문화연구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B씨를 새벽에 일방적으로 찾아가 ‘첫차가 다닐 때까지만 있게 해 달라’며 강압적 태도로 집에 들어가 성폭행을 저질렀다”며 “B씨는 불안감과 수치심으로 사건을 함구한 채 버텼지만 A씨가 다수 여성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행사한 사실과 그가 인문사회 분야에서 여성주의에 관한 저술과 토론 활동을 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보여온 것을 최근에 알게 돼 고발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진보계열 계간지 ‘문화/과학’의 편집위원, 중앙대 내 대안적 학술공동체 ‘자유인문캠프’ 기획단, 인문학 학술단체 ‘망원사회과학연구실’ 공동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15년에는 경희대 대학원보(5월 4일자)와 ‘문화/과학’ 뉴스레터 16호에 ‘여성혐오와 페미니스트의 탄생’이라는 글도 기고했다. 자유인문캠프는 2016년 말 A씨를 제명했다.
비대위는 “A씨에게 유사한 피해를 입은 재학생 및 졸업생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와 함께 A씨의 출강을 영구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대 인권센터 측도 A씨에 대한 고발을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망원사회과학연구실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6년 8월 개소를 앞두고 공동연구원인 A씨가 성폭력 사건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사실을 알게 돼 조사에 나섰지만 피해자가 피해 사실이 알려지길 원치 않았고 A씨도 의혹을 전면 부인해 늦게 파악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연구실은 A씨를 영구제명했다. A씨는 “조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 입장을 밝힐 게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는 해외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교수를 수업배제·직무정지 처분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성희롱 폭로가 나온 시인 황지우(66)를 강의에서 배제 조치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페미니즘 활동’ 중앙대 강사, 학생 5명에 성폭력 의혹
입력 2018-03-13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