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촌에 위치한 ‘체부동 성결교회’는 87년 역사를 간직한 일제강점기 건축물이다. 근대 서양 건축양식인 목조 트러스 구조의 천장, 남녀의 출입을 구분하기 위해 별도로 낸 출입구의 흔적, 1930년대 민가에서 많이 사용하던 꽃담 등 동·서양과 근·현대가 뒤섞인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 2014년 ‘서울시 미래유산’, 2017년 ‘서울시 1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 역사적 건축물은 서촌 개발과 교인 이주로 지난 2014년 매물로 나왔다. 당시 한 중국인 사업가가 매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과 교인들이 건물 보존을 위해 서울시에 매각을 제안했고, 시가 2016년 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훼손을 막을 수 있었다.
서울시는 12일 체부동 성결교회를 리모델링한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를 개관했다. 건물 외관은 원형을 보존했고, 내부는 전면 개조했다.
기존 예배당 건물은 시민 오케스트라나 밴드의 활동공간인 ‘체부홀’이 됐다. 130여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연습실로 구성돼 있다. 교회와 역사를 함께 해온 아담한 한옥 별채인 ‘금오재’는 북카페와 세미나실로 꾸며졌다. 체부홀에서 금오재로 이어지는 공간은 전통과 현대가 멋지게 어우러진 공간으로 꼽힌다.
김남중 기자
87년 역사 ‘체부동 성결교회’ 생활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입력 2018-03-12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