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한화그룹 ‘일감 몰아주기’ 현장조사 돌입

입력 2018-03-12 19:18 수정 2018-03-12 21:12

공정거래위원회가 12일 총수일가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혐의와 관련해 한화그룹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지난주 같은 혐의로 하림에 대한 3번째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의 하림 조사와 관련해 일각에선 특정업체에 대한 무리한 조사라는 시각도 있다.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국 소속 직원들은 이날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대상은 한화S&C, 에이치솔루션, ㈜한화, 한화건설, 한화에너지, 벨정보 6개사로 1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가진 IT서비스업체인 한화S&C에 그룹 차원에서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옛 한화S&C를 물적 분할하고, 분리된 IT서비스 사업법인(현 한화S&C)의 일부 지분(44.6%)을 사모펀드인 스틱 인베스트먼트에 넘겼다. 하지만 공정위는 물적 분할이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분할은 했지만 간접지배 방식으로 한화S&C에 대한 3형제의 지배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6일 하림에 대한 3번째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가 하림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실시한 것은 지난해 7월과 12월에 이어 3번째다. 같은 혐의로 채 1년이 안 되는 기간 3번의 현장조사를 벌인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9월 병아리 사육농가 갑질 의혹 조사까지 포함하면 4번째다. 업계 쪽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조사와 연관짓는 분석도 나온다. 하림은 이명박정부 시절 급성장했고 김홍국 하림 회장은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혐의가 나올 때까지 턴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계열사인 하림식품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공정위 조사 등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하림 측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