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안보 관련 이슈 등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타래 풀기 쉽지 않을 듯
캐나다·멕시코·호주가 왜 빠졌는지 눈여겨 봐야
남은 시간은 12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서명한 수입산 철강(25%)·알루미늄(10%) 관세안이 23일 발효된다. 미국에 철강과 알루미늄을 수출하는 전 세계 국가들은 전날인 22일까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한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과 안보 이슈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법이 쉽지 않아 보인다. 통상 전문가들은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철강 수입 조정’을 선포한 다음날인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호주 맬컴 턴불 총리와 통화했고 호주가 군사와 무역에서 공정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만들기로 약속했다”면서 “우리는 동맹국 호주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명 당시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데 이어 호주까지 제외 대상에 넣은 것이다. 세 나라의 경우는 한국이 설득 작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규제 조치를 내린 근거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안보 침해다. 그러나 특정 국가를 면제하는 범위는 안보와 함께 ‘경제적 이해’를 더했다.
미국이 안보와 경제를 하나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 중이라며 예외 국가로 명시했고, 호주도 군사와 무역을 하나로 묶어 관세 부과의 불필요함을 강조했다.
한국의 상황은 좀 더 복잡하다. 미국이 ‘폐기’까지 언급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NAFTA보다 수위가 낮은 개정 협상이다. 이달 말 열릴 예정이던 3차 개정협상 일정은 NAFTA 재개정 등으로 밀렸다. 다음 달과 5월엔 남북과 북·미 정상이 만난다.
한 통상 전문가는 한반도 정세를 미국의 통상 전쟁에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저가 철강으로 자국 전투기 등 방위산업에 위협을 받았다는 게 미 상무부의 주장”이라며 “하지만 철강을 사용하는 전투기 등 방위산업은 철강 가격 인상으로 가격이 올라가고 수출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 상황을 들어 한국에 무기를 사라고 압박했다”면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무기 가격까지 오르면 한국으로 무기 수출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철강관세, 美 설득할 수 있을까… 23일 발효 앞두고 총력전
입력 2018-03-1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