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화학이 2020년 36조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고도성장을 위해 올해 연구·개발(R&D)에 1조1000억원을 투입해 에너지·물·바이오·소재 분야 역량을 강화키로 했다.
박진수(사진) LG화학 부회장은 9일 충남 서산 LG화학 대산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매출 신장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25조6980억원의 매출을 올린 LG화학은 올해 26조9000억원, 내년 30조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 같은 목표는 다우케미칼, 바스프, 미쓰비시화학 등 세계적인 글로벌 화학 기업들의 상황을 감안할 때 무모하게 보일 수 있다. 2010∼2016년 독일 바스프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0.5%였고 다우케미칼과 미쓰비시화학은 -1.8%로 매출이 오히려 줄었다. LG화학의 같은 기간 성장률도 0.9%로 1.0%에 미치지 못했다.
LG화학은 배터리 분야에서의 수주 실적과 성장세를 감안할 때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보고 있다. 박 부회장은 “2년간 매출이 10조원 정도 늘어나는데 그중 절반 정도가 전지 쪽이고 나머지 반은 기초소재나 정보전자, 바이오 쪽이 될 것”이라며 “저희가 수주해놓은 게 꽤 많아 (목표치가) 상당히 정확성이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수주 잔액으로 42조원을 기록했다. 박 부회장은 올해 안에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강화 계획도 밝혔다. 박 부회장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을 가지고 있는 회사와 협업하거나 필요하면 조인트 벤처를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코발트가 문제가 될 경우 이를 덜 쓰는 방법으로 간다든가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을 뒷받침할 투자 및 인력 충원 계획도 구체화했다. 첫해인 올해 시설 투자에 지난해보다 52% 증가한 3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배터리 및 물·바이오·소재 등 미래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한 1500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특히 안전 환경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 분야에 지난해의 두 배인 1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박 부회장은 “호황일 때는 다 잘할 수 있는데 불황일 때 실력이 나타난다”며 “누가 쫓아오더라도 수익을 내며 성장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LG화학, 2020년 매출 36조4000억 달성할 것”
입력 2018-03-11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