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청풍호? 단양호?… 또 불거진 ‘이름 싸움’

입력 2018-03-11 17:37 수정 2018-03-11 18:40
충주댐. 뉴시스

충북 충주댐 건설로 조성된 인공호수의 공식 명칭을 두고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우려된다.

11일 제천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2016년 일제조사를 통해 충주댐 인공호수가 미고시 지명임을 확인했다. 30년이 넘도록 고유명사처럼 사용한 충주호라는 이름이 국가에서 공식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임이 밝혀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제천지역에서는 충주댐 인공호수 이름을 ‘청풍호’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는 오는 13일 시청 정책회의실에서 올해 1차 제천시 지명위원회를 열고 ‘청풍호’ 지명 제정안을 심의한다. 7명으로 구성된 지명위 위원들은 지명의 제정·변경 또는 조정, 지역 내 지명에 관한 조사·자료 수집과 분석 등을 심의·결정한다.

단양군∼제천시∼충주시를 걸쳐 흐르던 남한강은 1985년 충주댐 건설에 따라 인공호로 바뀌면서 충주호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제천에서는 청풍호, 단양에서는 단양호로 부른다.

충주지역은 제천지역의 청풍호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충주시민단체연대회의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충주댐으로 생긴 호수 명칭은 당연히 충주호”라고 주장했다.

충주댐 인공호수 명칭 논란은 지역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6·13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오제세(청주 서원구) 의원은 “제천의 자치행정권 확보가 중요하고 청풍명월이 충북을 의미하는 이름인 만큼 충주호 대신 청풍호가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충주호와 청풍호 등의 명칭이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