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김정은 초청에 트럼프 바로 수락… 5월 核 담판 성과 있을까

입력 2018-03-09 18:40 수정 2018-03-10 00:21

북핵 위기 극적 타결 가능성 北·美 수교로 이어질지 주목… 4·5월 잇따라 매머드급 회담
일촉즉발서 대화국면으로 급반전… 한반도 운명 戰後 최대 전기
트럼프 “북핵 최종 해결 원해”… 시진핑 북미 대화 지지 밝혀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 김정은(34)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만나는 건 사상 처음이다.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초청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는 대북 특사단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상대방을 향한 인신공격을 서로 마다하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주 앉기로 함에 따라 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북한 핵 위기가 평화적 분위기로 급진전되는 양상이다. 나아가 두 지도자가 북·미 수교로 이어지는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한국전쟁 이후 65년간 지속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길을 트게 될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 실장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 방문 결과를 브리핑했다”며 “김 위원장은 대북 특사단과의 면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으며,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 군사훈련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을 올해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구체적인 회담 날짜와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장소는 평양이나 판문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갈 수 있지만 남북 정상회담 장소인 판문점에서 북·미가 만날 수도 있다.

날짜와 장소가 어떻게 정해지든 4월과 5월은 남북 및 북·미 간에 매머드급 회담이 잇따라 전개되면서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과 직접적인 대화에 상당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트위터에 “김정은이 한국의 대북 특사단과 함께 비핵화에 대해 논의했으며 대화 기간에는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대단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정 실장도 “한국과 미국, 그리고 우방들은 북한이 그들의 언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이 지속돼야 한다는 데 단합된 입장”이라고 호응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우리는 북핵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한 외교적 과정을 지속하는 데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도 “북핵 문제를 최종적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힘쓰겠다”며 북·미 대화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나이 차이가 38살로 크고, 키도 트럼프 대통령이 188㎝, 김 위원장이 170㎝로 18㎝ 차이가 난다. 하지만 둘 다 승부사 기질이 강하고 ‘통 큰’ 결정을 자주 해 정상회담에서도 파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