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재단을 통해 불법자금 20억원가량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이 지난 1월 15일 홍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경민학원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공식화한 지 54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홍 의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 홍 의원은 2012년 경민학원이 서화 구입 명목으로 받은 기부금 19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 의원이 서화 구입 대금을 친박연대 간부 출신 김모씨에게 줬다가 돌려받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홍 의원의 측근인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서화 대금 대부분을 홍 의원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26분쯤 검찰 청사에 모습을 나타낸 홍 의원은 경민학원 돈을 횡령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이, 검찰에 가서 얘기하겠다.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돈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느냐는 질문에도 “아니,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장정은 전 의원에게 돈을 받고 비례대표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기부금 19억원 중 10억여원이 장 전 의원에게서 나온 사실을 파악했다. 19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순번 29번을 받았던 장 전 의원은 바로 당선되진 못했지만 2015년 8월 비례대표직을 승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19억 수수’ 홍문종 검찰 출석 “돈 받은 적이 없습니다”
입력 2018-03-09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