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만남 장소는? 1순위 평양, 판문점? 워싱턴도 후보

입력 2018-03-09 18:11 수정 2018-03-09 22:06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의사를 밝혔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이 어디에서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우선 이번 회담이 김 위원장 초청에 트럼프 대통령이 응한 형식인 데 주목한다. 국제적으로 초청국에서 회담이 이뤄지는 게 관례여서 회담이 평양에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꼭 평양이 아니어도 김 위원장이 건립에 애착을 가져온 마식령스키장 등 유원시설이 많은 원산이나 북한 내 제3의 장소에서 열릴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 간 정상적 외교 관계가 수립돼 있지 않고, 특히 적국(敵國)이기도 해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북한에 가는 것을 꺼릴 수도 있다. 때문에 경호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판문점에서의 회담 가능성도 제기된다.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전하기도 좋은 장소다.

특히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만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정상이라는 의미를 살리면서 경호적인 면에서도 훨씬 더 안전한 회담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는 중령을 대대장으로 한 미군 부대가 상시주둔해 있고 필요한 경우 병력을 추가 투입할 수도 있다.

두 정상이 워낙 파격적인 결정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거꾸로 워싱턴DC나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등 미국에서 회동이 이뤄질 개연성도 있다. 김 위원장으로선 부인 이설주와 방미할 경우 전 세계에 ‘정상 국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게 된다. 더 파격적으로는 북한이 ‘포위 사격’ 엄포를 놨던 미국령 괌에서 회담이 열리면 극적 효과를 더할 수 있다.

아울러 양쪽 모두 경호 문제를 감안해 제3국에서 회담할 수도 있다. 그동안 북·미 대화 중재를 적극적으로 해 온 러시아나 유럽 국가에서 만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회담을 중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한국의 제주도 같은 곳에서 양 정상이 마주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