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이 어디에서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우선 이번 회담이 김 위원장 초청에 트럼프 대통령이 응한 형식인 데 주목한다. 국제적으로 초청국에서 회담이 이뤄지는 게 관례여서 회담이 평양에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꼭 평양이 아니어도 김 위원장이 건립에 애착을 가져온 마식령스키장 등 유원시설이 많은 원산이나 북한 내 제3의 장소에서 열릴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 간 정상적 외교 관계가 수립돼 있지 않고, 특히 적국(敵國)이기도 해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북한에 가는 것을 꺼릴 수도 있다. 때문에 경호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판문점에서의 회담 가능성도 제기된다.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전하기도 좋은 장소다.
특히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만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정상이라는 의미를 살리면서 경호적인 면에서도 훨씬 더 안전한 회담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는 중령을 대대장으로 한 미군 부대가 상시주둔해 있고 필요한 경우 병력을 추가 투입할 수도 있다.
두 정상이 워낙 파격적인 결정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거꾸로 워싱턴DC나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등 미국에서 회동이 이뤄질 개연성도 있다. 김 위원장으로선 부인 이설주와 방미할 경우 전 세계에 ‘정상 국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게 된다. 더 파격적으로는 북한이 ‘포위 사격’ 엄포를 놨던 미국령 괌에서 회담이 열리면 극적 효과를 더할 수 있다.
아울러 양쪽 모두 경호 문제를 감안해 제3국에서 회담할 수도 있다. 그동안 북·미 대화 중재를 적극적으로 해 온 러시아나 유럽 국가에서 만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회담을 중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한국의 제주도 같은 곳에서 양 정상이 마주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北美 만남 장소는? 1순위 평양, 판문점? 워싱턴도 후보
입력 2018-03-09 18:11 수정 2018-03-09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