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 탄핵 1년… 미래 향해 심기일전할 때다

입력 2018-03-09 17:58
오늘(10일)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탄핵 결정을 내린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회부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탄핵 결정이 수용된 것은 첫 사례였다는 점에서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현직 대통령 탄핵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아울러 헌법 정신 등 민주주의를 수호하지 않는 국가권력은 언제든 퇴출될 수 있다는 경험을 확인시켰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사회에는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 권위와 권력의 일방통행 식 행태가 개선돼 공정한 경쟁이 어느 정도 확립됐다.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 같았던 남북의 일촉즉발 위기는 정상회담이 예정될 만큼 완화됐다.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젠더 감수성 확산은 이제 우리 사회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정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움직임이 일상에서 다양하게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1년 전 과거를 부정적으로 반추하기보다는 새로운 내일을 위해 심기일전할 때다.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하나둘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는 개헌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되겠다. 지지부진한 일정을 다잡아야 한다. 현실화된 미국발 통상전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관련국들이 적극적으로 공조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박근혜정부의 실수를 반면교사 로 삼아 민주주의의 가치를 준수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