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간 상시 협의체제 땐 군사적 충돌 사라질 것으로 봐
김정은, 정상간 핫라인도 합의 남측 통해 국제 외교무대로의 통로 열기 시작한 듯
靑, 남북 정상회담 개최 위한 구체적 실무준비에 착수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를 추진키로 하면서 총리급 회담을 비롯한 각급 회담의 정례화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 간 상시 협의체제가 구축돼 한반도 군사적 긴장은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이 같은 남북 대화 채널을 바탕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 단계적 복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논의하기 위한 총리급과 고위급, 실무 회담을 먼저 정례화해야 한다”며 “남북 간 상시 협의체제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급 회담이 상시적으로 열리면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청와대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더해 북핵 문제까지 해결된다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도 실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 특사단이 김 위원장에게 정상회담 정례화를 타진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사단은 3차 남북 정상회담 장소로 서울과 평양, 판문점을 제시했는데 김 위원장이 직접 판문점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특사단이 정부 구상을 설명했을 수 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바로 찾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남측 지역으로 넘어가는 첫 단계를 판문점으로 결정한 게 아닌가 싶다”며 “우리가 정례화 의사를 북한에 타진했다면 서울과 평양을 함께 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이 남북 회담을 발판으로 삼아 국제 외교 무대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특사단과 남북 정상회담 개최, 정상 간 핫라인 구축에 합의했고 “미국에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 발언했다. 일단 남북 대화를 통해 국제사회와 의견 차를 좁힌 뒤 북·미 대화를 비롯한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은 남측을 통해 국제 외교 무대로의 통로를 열기 시작한 것”이라며 “남측을 국제사회에 본인들의 메시지를 알리는 창구이자 소통 창구로 여기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민주평통 제18기 해외지역회의에서 “북한이 미국과 진지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며 “그 레벨이 무엇이든 4월 말 이전에 북한과 미국 사이에 대화가 있을 수도 있고,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냉엄한 흐름을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을 감지할 수 있었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이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고, 한국 정부의 운신의 폭이 그다지 크지 않음을 북한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통상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한 뒤 범정부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왔다. 하지만 이번엔 50일 남짓밖에 남지 않아 TF 단계를 생략하고 준비위를 발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강준구 조성은 기자 eyes@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김정은, 남북회담 발판으로 국제무대 데뷔 스텝 밟나
입력 2018-03-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