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美핵잠수함 안 와도 된다” 논란

입력 2018-03-09 05:05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8일 스콧 스위프트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에게 “확장억제 전력이라든지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같은 것들은 (스위프트가) 사령관으로 있을 때까지는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를 요구한 것으로도 해석되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는 ‘덕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송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스위프트 사령관과 만나 “(5월에) 후임자가 올 텐데 그때까지는 사령관 역할을 계속 잘해야 한다”며 “그때 남북관계 등 한반도를 포함해 주변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을 할 때까지는 자리를 잘 지키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송 장관이 남북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한·미 연합훈련 규모 축소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훈련에 핵추진 항공모함과 원자력 잠수함, 전략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자산 전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통상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실시할 때는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들이 참여했고, 북한은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극도로 경계해왔다.

국방부는 해명에 나섰다. 송 장관이 전역을 앞둔 스위프트 사령관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덕담을 했다는 것이다. 스위프트 사령관은 지난해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발생한 이지스 구축함 충돌 사고의 책임을 지고 오는 5월 퇴역할 예정이다. 후임은 존 아킬리노 제5함대 사령관이 내정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스위프트 사령관이) 고별인사차 왔다. 송 장관이 그 배경을 잘 알고 안타까워했다”며 “그동안 전략자산 배치 등으로 고생이 많았는데 5월에 전역하기 전에라도 속 편하게 지내면 좋겠다고 말한 의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한·미 연합훈련은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한다”고 부연했다. NBC와 CNN 등 미국 언론은 한·미 연합훈련이 이달 31일 시작해 5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라고 미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