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이 원암저수지의 물을 속초시에 식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속초시는 가뭄극복 대안 가운데 하나였던 원암저수지 사용에 제동이 걸림에 따라 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고성군은 지난 7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속초시는 물 부족 대책으로 원암저수지 유효저수량 130만5000t 가운데 농업용수를 제외한 100만t을 속초 상수원수로 사용하겠다며 언론을 통해 보도했다”며 “이는 고성군과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 없이 발표한 내용으로 속초시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날 긴급 대책회의에는 홍성호 부군수와 관련 부서장, 고성군번영회장, 고성군이장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고성군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속초·고성·양양 등 3개 시·군의 상생협력 협약은 인근 지자체로서 인도적 차원에서 이번 가뭄이 해갈될 때까지 농업용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조건이며 가뭄이 해소되면 종료되는 것”이라며 “속초시 물 공급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성군은 오는 12일 속초시청을 항의 방문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속초시는 지난 6일 브리핑을 통해 원암저수지의 물을 전량 속초시에서 사용하는 대신 고성 인흥저수지의 물을 원암 농경지에 공급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고성군과 양양군, 속초시는 지난달 8일 속초시 물 부족 해소를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고성 원암·인흥저수지와 양양 설악저수지에서 영농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속초시가 극심한 가뭄에 봉착했을 때 한시적으로 물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속초시는 고성군과의 협의를 통해 이번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속초시 관계자는 “아직 고성군의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고성군은 물론 원암저수지를 사용하는 고성지역 주민들과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고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속초 식수 공급 원점 재검토” 고성군 긴급 대책회의 열고 성명
입력 2018-03-08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