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우리 미래 남에 못맡겨… 하나님께서 지혜·용기를”

입력 2018-03-08 18:36 수정 2018-03-08 21:2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50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여러분이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고양=이병주 기자

“특사단 성과, 남북대화와 미국의 강력한 지원 덕
비핵화 고비 많지만 한반도 평화·번영 초석 놓을 것”
文정부 첫 대북사업으로 ‘조용기심장병원 협력’ 밝혀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많지만 우리의 미래를 남에게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에 대해선 “남북 간 대화뿐 아니라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며 “한반도 미래를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시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오전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50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포용하고 화합하는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여러분께서 우리나라와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희년(禧年·50주년)을 맞은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해 “성경에서 희년은 죄인과 노예, 빚진 사람 모두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해방과 안식의 해였다”며 “경계와 벽을 허무는 포용과 화합의 정신이 희년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130여년 전 이 땅에 기독교가 전파되고 대한민국은 자유와 진리를 향한 길을 걸어왔다”며 “그 길에서 한국 교회는 참으로 큰 힘이 됐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 꺼지지 않는 촛불이 돼 공의를 선포하고 실천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해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손잡고, 북한과 대화하며 한 걸음 한 걸음씩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초석을 놓겠다”며 “그것이 진정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조찬기도회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조찬 자리에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에게 “남북 정상회담이 잘 진행되면 민간 차원에서 인도주의적인 첫 대북 사업으로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잘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목사가 전했다. 이 목사는 “최근 문 대통령과 만났을 때도 남북 관계가 정상화되면 민간 차원에서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을 짓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이 흔쾌히 약속했다”며 “오늘도 이 말씀을 드렸더니 확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의 공사 규모, 병상 수, 진행 상황 등에 관심을 보였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2007년 12월 착공한 병원은 연면적 6000평에 260병상을 갖춘 7층짜리 대형 심장전문병원이다. 건설이 한창이던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5·24조치로 공사가 중단돼 8년간 방치돼 왔다. 공사가 재개될 경우 6개월 정도면 완공될 수 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는 채의숭 국가조찬기도회장과 이영훈 목사 등 교계 인사와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등 4500여명이 참석했다.

박세환 기자, 고양=백상현 김동우 기자 foryou@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