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빠진 CPTPP 정식 서명… 메가 FTA 출현

입력 2018-03-08 18:27 수정 2018-03-08 21:37
일본과 캐나다, 호주,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8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포괄적이고 점진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정식 서명했다. CPTPP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9%, 교역량의 14.9%를 차지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월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공식 탈퇴한 뒤 11개 참여국이 TPP 발효를 논의한 끝에 CPTPP 출범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PTPP는 6개국 이상이 비준하면 즉시 발효된다. 협정이 발효되면 참여국 모든 교역품목의 99%(일본 95%)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이르면 내년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좌초 위기에 있던 CPTPP가 다시 주목받는 것은 최근 탈퇴한 미국이 재가입 의사를 보였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을 포함해 12개국으로 출발했던 TPP는 2015년 10월 협상을 타결했다. 세계 GDP의 37.1%, 교역량의 25.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경제권 탄생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미국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나서 일부 조항을 수정하거나 폐지하면서 11개국을 규합했다. 이름도 CPTPP로 바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더 나은 협상으로 조건이 좋아진다면 TPP를 다시 할 수 있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도 가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은 2013년 11월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에 따라 TPP에 ‘관심표명’을 취했지만 이미 TPP에 참여한 12개국은 조속한 타결을 위해 추가 가입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상황이었다. 당시 국내에선 메가 FTA를 간과한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들어 CPTPP 가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통상압박에 국제적으로 공조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다음 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