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 정상 셔틀회담 정례화 추진
입력 2018-03-08 18:38 수정 2018-03-08 21:19
한 번에 다 해결하기 힘든 만큼 서울-평양서 번갈아 열거나
판문점 상시적 회담 등 고려… 정의용·서훈, 2박4일 일정 방미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상시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이른바 셔틀 정상회담 또는 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의 전례를 볼 때 남북 대화는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분명한 사실”이라며 “한 해에도 남북 정상이 몇 차례 만나는 셔틀 회담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상시화 방안은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먼저 평양에서만 개최됐던 지난 두 차례와 달리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방식이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와 유사한 형태다. 일단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3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만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남측 지역 방문도 빗장이 열렸다. 남북 간 정상회담 정례화 논의가 진전된다면 서울 개최도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판문점에서 상시적으로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3차 정상회담은 판문점에서 개최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 정상회담 정례화 가능성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셔틀외교보다 한 단계 높은 개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이 정례화될 경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역할도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입지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이후 “북·미 대화 여건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이 직접 정상회담을 통해 활로를 뚫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북 특사단으로 파견됐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2박4일 일정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의 안보·정보 당국 수장을 각각 만난 뒤 북핵 관련 부처 장관 3명과도 회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면담도 추진 중이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면담을 위한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 등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