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들, 완주 세계막사발미술관 폐관 반발

입력 2018-03-08 19:08

전북 완주의 세계막사발미술관(사진) 폐관을 놓고 도예가들과 완주군이 대립하고 있다. 완주군이 삼례문화예술촌내에 임대해 준 미술관의 운영이 부실하다며 폐쇄 결정을 내리자 도예가들은 일방적 행정으로 막사발 예술의 고장으로 만들기 위한 5년간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용문(62) 세계막사발미술관장은 8일 미술관 광장에서 행위예술가 심홍재씨 등과 탄원 퍼포먼스를 펼치고 폐관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 관장은 “우리 미술관은 막사발의 세계화를 꿈꾸며 세계심포지엄, 국내외 작가 초청 기획 전시, 도예 교육 등을 통해 완주를 국내 유일의 막사발의 고장이자 각국 교수·작가들의 교류의 장으로 만들어 왔다”며 “신뢰할 수 없는 자료와 평가로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임 군수 때 초빙돼서 경기도 오산에 있던 미술관을 옮겨 왔다”며 “새 군수가 왔다고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완주군은 지난해 12월 31일 삼례문화예술촌 위탁기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7개 시설 가운데 3곳은 유지, 3곳은 운영자 조정, 막사발미술관은 폐쇄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완주군은 미술관측이 소장품을 정리하기도 전에 전시관과 공방의 열쇠를 모두 교체하고 출입을 막아 논란이 일고 있다.

완주군은 미술관 폐관이 적법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민간위탁 재수탁을 앞두고 예술촌내 모든 기관에 대해서 운영 평가를 실시했다”며 “미술관은 관장의 장기 해외출장 등으로 정책 결정과 실행 등 원활한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