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 “구조조정 원칙·시장 요구 복합적으로 반영한 결정”

입력 2018-03-09 05:05

조선업계는 정부와 채권단의 성동조선, STX조선해양 구조조정안에 대해 “구조조정 원칙과 시장의 요구를 복합적으로 반영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빅3’ 조선업체뿐 아니라 중소형 업체들도 특화된 영역과 기술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8일 “정부가 조선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산업정책적 측면과 ‘한계기업’을 연명시키는 데에 대한 비판 여론을 복합적으로 보고 이런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 경쟁력은 원가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이 있는데 기술경쟁력이 원가경쟁력을 끌고 가야 한다”며 “성동조선이나 STX조선은 연구·개발(R&D) 투자가 장기간 안 돼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성동조선 등 중소 조선사의 주력 선박인 범용선(유조선·컨테이너선·벌크선)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사라졌고, 원가경쟁력도 떨어졌다. 재무구조 개선에 매달리느라 기술력 강화를 위한 R&D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반면 중국은 2000년대 후반 중소형 조선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국내 중소업계 몫을 잠식해 나갔다. 실제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는 성동조선의 경우 수주잔량이 5척에 불과하다.

대형 조선업체들은 LNG(액화천연가스)선 위주로 수주 물량 확보에 힘쓰면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조선업계 다른 관계자는 “LNG선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중국과 일본에도 일부 있지만 국내 업체에 비해 실적과 기술력은 떨어진다”며 “LNG선은 거의 한국이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7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는데 한국이 총 91만CGT를 수주하면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국내 빅3 조선사들이 2월 한 달간 LNG선, VLCC(초대형 유조선) 등 총 17척을 수주했기 때문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