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빅터 차 등 전문가 빠져 대북라인 공백과 무관치 않은 듯
존 볼턴 “北 결승선 몇m 앞두고 멈추겠나… 세계 최고 사기꾼들”
빅터 차 “북 핵 폐기 동의 문서인 9·19성명 재확인 도움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심각한 단계의 협상에 돌입할 경우 한반도 문제에 경험이 많은 외부 전문가를 ‘협상 특사(special envoy)’로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CNN에 “세계에서 가장 힘든 외교 협상에 북한 문제에 경험이 많은 외부 인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가 협상에 있어 일종의 특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인사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함께 협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 행정부가 외부 인사 영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까닭은 최근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은퇴를 선언하고,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주한 미국대사직 후보에서 탈락하는 등 한반도 전문가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백악관으로 불러 만난 것도 북한 문제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CNN은 “둘의 대화 내용은 대부분 북한 문제였다”면서 “백악관 내 대북 강경파와 온건파가 맞서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파의 얘기를 청취한 것”이라고 전했다. 볼턴은 지난 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 의사를 보였지만 그들이 왜 결승선을 몇 m 앞두고 멈추겠느냐”며 “그들은 세계 최고의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폭스비즈니스 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북한이 한반도를 완전히 비핵화하는 데 동의할 때까지 제재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용의를 밝히면서 협상장으로 오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대북 경제 제재 때문”이라며 “확고한 비핵화 약속을 받아낼 때까지 제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도 CBS방송에서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 표명이 긍정적인 발전이지만 의심스럽다”며 “북한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그는 “우리는 예전에도 여기까지 와본 적이 있다”며 “북한과의 대화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빅터 차 석좌는 CSIS 소식지를 통해 “향후 모든 대북 협상에서 2005년 6자회담에서 발표한 9·19 공동성명의 원칙들을 재확인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 폐기를 서면으로 동의한 유일한 문서이자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가장 최근의 문서”라며 이같이 밝혔다.
차 석좌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를 보인 것은 위기 상황을 피하기 위한 일보 전진”이라며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기존 입장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 없으며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을 상쇄시키고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CNN “美, 北과 협상 때 외부 ‘특사’ 영입 검토 중”
입력 2018-03-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