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눈물… 손흥민, 내일은 웃을 거야

입력 2018-03-08 18:36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이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패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AP뉴시스

브라질월드컵·리우올림픽서 눈물 이후 성장세 보이며 한 단계 진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은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아쉬움은 눈물이 돼 웸블리 스타디움을 적셨다. 프로 통산 300경기에 나서 골을 터뜨렸지만 팀을 구하지 못했다. 그가 그라운드에서 눈물은 보인 것은 세 번째였다. 그에게 눈물은 자양분이다. 눈물을 흘릴 때마다 그는 더 강해졌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선발로 출장한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다 전반 39분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된 날아온 키에런 트리피어의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그런데 볼은 디딤발이었던 왼발에 맞고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시즌 16호 골이자 UCL 4번째 골이었다. 지난 1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 로치데일전과 4일 허더즈필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잇따라 멀티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날 1대 2로 패해 1, 2차전 합계 3대 4로 뒤져 16강에서 탈락했다. 생애 첫 8강 무대에 오를 기회를 날린 손흥민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팀과 팬, 경기력 모두 자랑스럽지만 중요한 한 가지인 결과가 완벽하지 못했다”며 “슬프고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손흥민은 중요한 경기에서 패하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쏟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대 1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펑펑 울었다. 그리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도 8강전에서 패한 뒤 통곡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눈물을 흘린 뒤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2014-2015 시즌(레버쿠젠) 17골을 터뜨리며 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났다. 그는 2012-2103 시즌(함부르크)과 2013-2014 시즌(레버쿠젠)엔 나란히 12골을 기록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도약했다. 2016-2017 시즌(토트넘) 21골로 커리어 하이를 찍은 것이다. 토트넘 첫 시즌이었던 2015-2016 시즌엔 8골에 그쳤다.

최근 3경기에서 5골을 쏟아낸 손흥민이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번 시즌 자신의 역대 최다 골 기록을 충분히 경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