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독도 없는 한반도기 자존심 상처” IPC “이미 사용 한반도기 변경 못해”
성화는 남북 공동 봉송 합의… 北 선수단 평창선수촌 공식 입촌
정현 北 선수단장, 대회벽에 ‘민족의 위상’이라는 글 남겨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예정됐던 남북 선수단의 공동입장이 무산됐다. 남북 공동입장 때 쓰이는 한반도기에 독도가 표기되지 않은 점을 북측이 문제 삼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8일 “북측과 협의한 결과 9일 개회식 때 남북이 공동입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문철 북한장애자올림픽위원회(NPC) 대표단 단장은 “자국 개최 대회에서 정치적 이유로 독도를 (한반도기에) 표기 못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우리의 국토를 표기하지 못하는 점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완고한 입장을 내세웠다. 공동입장에 앞세울 한반도기에 독도가 표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파트너십이 구축된 상태에서 올림픽에 이미 사용된 한반도기를 변경할 수 없다”며 “더 이상 논쟁을 원치 않고 개별 입장으로 한다”고 밝혀 북측 입장 수용 불가를 전했다.
지난달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는 독도가 표기되지 않은 한반도기를 앞세워 남북 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했다. 북측과 협의에 나섰던 대한장애인체육회 고위관계자는 “패럴림픽에 온 북한장애자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이 올림픽을 담당한 북한민족올림픽위원회(NOC)와는 별개임을 강조했다”며 “북한 NPC는 절대 올림픽 때 사용된 한반도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이명호 회장이 직접 나서 북측 김 단장과 공동입장을 위해 추가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개회식 하루 전 공동입장이 무산되면서 남북은 개별 입장하게 됐다.
공동입장은 무산 됐지만 평화패럴림픽을 위해 남북은 개회식장에 들어서는 성화봉송을 공동으로 하기로 합의, IPC와 평창동계패럴림픽조직위원회에 제안했다. IPC와 조직위는 적극 수용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엔 북한 선수단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선수촌에서 공식 입촌식을 가졌다. 이번 대회 장애인 노르딕스키에 출전하는 마유철과 김정현 2명의 선수를 포함, 북한 대표팀 20여명이 참석했다. 북한 대표팀의 선수단장을 맡은 정현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정현이 선수단을 대표해 선물 교환식에 나섰다. 박은수 평창선수촌장은 북한 선수단에게 국보 제287호인 백제 금동대향로 모형과 성화봉을 든 반다비 인형을 전달했다. 김정현은 고려청자 형상의 도자기를 박 선수촌장에게 답례로 건넸다. 이어 북한의 정 단장이 평화와 화합의 축제를 기원하는 패럴림픽 대회벽에 ‘민족의 위상’이라는 글을 남겼다.
평창=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회식 南·北 공동입장 무산
입력 2018-03-0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