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서울시장 경선 출마 기자회견 취소하고 잠적
박수현, 내연녀 공천 논란 “사실과 다르다” 해명
여권 인사·野 의원 성폭력 폭로 임박했다는 소문도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진행으로 유명세를 탔던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7일 제기됐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예정했던 서울시장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취소한 채 잠적했다. 여권 인사들에 대한 연이은 ‘미투(#MeToo)’ 폭로에 여당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자신을 현직 기자라고 밝힌 A씨는 이날 인터넷언론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대학생 시절이던 2011년 11월 정 전 의원을 한 대학교 강연에서 만났고, 이후 정 전 의원이 지속적으로 연락해 왔다고 밝혔다. A씨는 그해 12월 정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감되기 며칠 전 자신을 서울의 한 호텔 카페로 불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정 전 의원이 이상한 소리를 해서 황급히 일어났는데, 갑자기 저를 안더니 키스를 하려고 제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 전 의원 측은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 의혹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하지는 않기로 했다. 복당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사실관계 확인 없이 복당시키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정 전 의원 소명을 듣고 복당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충남지사에 도전하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사생활과 부당공천 의혹을 언급한 글도 SNS에 올라왔다. 자신을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오모씨는 페이스북에 “박 전 대변인이 2014년 자신의 내연녀를 기초의원 비례대표에 공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전 대변인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인사는 2011년 입당해 주요 당직을 맡아왔기 때문에 공천 자격이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오씨가 박 전 대변인의 ‘내연녀’로 지목한 김모 공주시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오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대전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여권 인사와 야당 의원 등의 성추행·성폭행 폭로가 예고돼 있다는 소문까지 떠돌고 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조만간 현직 의원의 실명이 공개된 미투 글이 올라올 것 같다”며 “우리 당뿐 아니라 야당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여당 초선 의원은 “‘다음은 누구냐’는 것이 의원들 사이 초미의 관심사”라며 “매우 은밀하고 사적인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지도부도 사태 파악에 나설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리심판원·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성폭력범죄 신고·상담센터’를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키로 했다. 민주당은 공천 신청자에 대한 제보가 접수되면 심사를 보류하고, 성적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공천 확정 이후에도 후보 자격을 박탈키로 했다.
최승욱 신재희 기자 applesu@kmib.co.kr
이번엔 정봉주 성추행 의혹… 정치권 ‘살얼음판’
입력 2018-03-07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