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을 촉구하면서 목소리 톤을 높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개헌이 화제에 오르자 “국회가 개헌을 안 하면 어떻게 개헌을 하느냐”면서 “국회가 필요한 시기까지 발의하지 않으면 정부가 발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개헌은 국정의 블랙홀 같은 것”이라며 “얼른 마무리 짓고 다른 국정에 전념해야 하는데 이번 지방선거 시기를 놓치면 개헌 모멘텀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다른 대선 후보들도 지방선거 때 개헌하기로 하면서 국민적 약속이 됐다”고 말하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나는 그런 약속 안 했다”고 반박했다. 개헌 얘기가 시작될 기미를 보이자 홍 대표가 “안보만 중점적으로 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 달라”고 요구하면서 논의는 중단됐다.
홍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했다”면서도 “문재인정권의 안보관, 북핵 문제에 대한 생각 등을 추론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북 정상회담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되는 남북 관계는 북측이 기획해 끌고 가고, 이 정부가 손발을 맞추는 것에 불과하다”며 “남북 관계는 이 정부가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일부 의구심을 해소한 측면은 있었으나 충분하지 못했다”며 “시간이 너무 짧아 충분히 진지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회동은 못 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文대통령 “국회가 개헌 안하면 어떻게 하나”… 답답함 토로
입력 2018-03-0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