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컷] ‘영원한 미소’ 위에 내려앉은 행복

입력 2018-03-09 05:05

개의 오른쪽 이마에 호랑나비 한 마리가 앉아 있어서일까. 저 사진이 담긴 페이지에는 미국 작가 너새니얼 호손(1804∼1864)이 남긴 글귀가 적혀 있다. “행복은 나비와 같아서 쫓아가도 붙잡을 수 없는 곳에 있지만 당신이 조용히 앉아 있으면 살포시 내려앉는다.”

책 제목인 ‘스마일리’는 사진 속 개의 이름이다. 캐나다의 개 조련사인 저자는 2004년 강아지 번식장에서 스마일리를 처음 만났다. 안구(眼球)가 없어서 앞을 볼 수 없는 강아지였다. 하지만 저자는 스마일리의 매력에 속절없이 빠져들었고 그를 입양하게 된다.

스마일리는 눈구멍이 비어 있어서 눈에 염증이 자주 생겼다. 스마일리는 결국 눈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을 받고 나자 스마일리의 얼굴엔 변화가 생겼다. 바로 저 사진 속 모습처럼 ‘영원한 미소’를 띤 개로 거듭난 것이다.

스마일리는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치유견’으로 활동했다. 자폐증 환자나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만나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사했다. 저자는 “스마일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대였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는 사람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고, 어느 누구도 평가하지 않으며 우리 모두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었다. 아무리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 난관을 헤쳐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스마일리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박지훈 기자